향수
詩: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轉設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줏던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轉設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줏던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 이 글은 가수 이동원과 성악가 박인수씨가 노래를
만들어 불러서 유명하게된 시이지요.
※ 1927년 <조선지광>에 발표됐던 이 시는 흔히 정지용의 대표작으로 불리우는 작품이다. 이 시의 배경은 평범한 한 농촌이다 실개천이 흐르고 얼룩백이 황소가 울음을 우는 풍경으로서의 한국적인 농촌 모습이 회화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이 시가 돋보이는 것은 목가적인 농촌 풍경이 그럴듯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가족사적인 생활 감각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데서 의미가 놓여진다.
그것은 겨울 밤에 짚베게를 돋아 고이시는 아버지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 그리고 사철 발벗은 아내가 환기하는 가난하면서도 애수가 서린 모습이다.
이 시가 쉽게 공감을 던져주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시에 지용 특유의 동요 내지 동화적 감수성이 깔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질화로 / 재/ 뷔인 밭 / 밤바람 소리 / 말] 등의 소재들은 유년회상을 통해서 편안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만들어 준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옛날의 소년 시절, 그리고 고향에 대한 회상이야말로 안타깝고 애틋한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 소년 시절의 모습은 하늘과 땅의 대조 속에서 마음의 화살을 쏘는 행위로 요약된다. 그것은 비록 농촌 현실의 어려움 속을 살아가지만 ‘파란 하늘빛’을 동경하면서 ‘화살을 쏘듯’ 무언가를 갈망하는 몸짓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그것은 어린 시절 끊임없이 솟구쳐 오르던 비상의지이자 꿈의 발현이며 이상을 향한 몸부림일 것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여기에 다시 가족사적인 정조가 개입된다.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 사철 발벗은 안해]에 대한 회상이며 그리움의 발현이다. 아내와 누이는 둘 다 여성적인 그리움의 표상이자 모성적인 따뜻함과 편안함을 일깨워 주는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 시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그립고 안타까운 많은 것들이 현재와 그대로 연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시에서 [휘적시던 곳 / 이삭 줏던 곳] 이라는 과거시제가 상징하는 것은 바로 그것들이 현재와는 어딘가 단절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특히 마지막 연에서 [석근 별 / 모래성 / 서리 까마귀 / 초라한 집웅 / 흐릿한 불빛 ] 의 대응 속에는 이제는 추억 속에서만 아련히 살아있는 고향에 대한 거리감과 함께 비애감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고향과 현실 사이에 가로 놓여있는 불연속성에 대한 인식이며, 근원적으로는 고향상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으리라.
이 시가 쉽게 공감을 던져주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시에 지용 특유의 동요 내지 동화적 감수성이 깔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질화로 / 재/ 뷔인 밭 / 밤바람 소리 / 말] 등의 소재들은 유년회상을 통해서 편안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만들어 준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옛날의 소년 시절, 그리고 고향에 대한 회상이야말로 안타깝고 애틋한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 소년 시절의 모습은 하늘과 땅의 대조 속에서 마음의 화살을 쏘는 행위로 요약된다. 그것은 비록 농촌 현실의 어려움 속을 살아가지만 ‘파란 하늘빛’을 동경하면서 ‘화살을 쏘듯’ 무언가를 갈망하는 몸짓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그것은 어린 시절 끊임없이 솟구쳐 오르던 비상의지이자 꿈의 발현이며 이상을 향한 몸부림일 것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여기에 다시 가족사적인 정조가 개입된다.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 사철 발벗은 안해]에 대한 회상이며 그리움의 발현이다. 아내와 누이는 둘 다 여성적인 그리움의 표상이자 모성적인 따뜻함과 편안함을 일깨워 주는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 시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그립고 안타까운 많은 것들이 현재와 그대로 연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시에서 [휘적시던 곳 / 이삭 줏던 곳] 이라는 과거시제가 상징하는 것은 바로 그것들이 현재와는 어딘가 단절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특히 마지막 연에서 [석근 별 / 모래성 / 서리 까마귀 / 초라한 집웅 / 흐릿한 불빛 ] 의 대응 속에는 이제는 추억 속에서만 아련히 살아있는 고향에 대한 거리감과 함께 비애감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고향과 현실 사이에 가로 놓여있는 불연속성에 대한 인식이며, 근원적으로는 고향상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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